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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

1) 르상티망(ressentiment)-프리드리히 니체/여우와 신 포도 이야기

by 모두의 향연 2020. 6. 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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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상티망(ressentiment)-프리드리히 니체/여우와 신 포도 이야기


르상티망(ressentiment): 약한 입장에 있는 사람이 강자에게 품는 질투,원한,증오,열등감 등이 뒤섞인 감정

한마디로 '시기심'

니체가 제시한 르상티망은 우리가 시기심이라고 여기지 않는 감정과 행동까지도 포함한 좀 더 폭넓은 개념

 

한 가지 이솝우화를 소개해 드릴게요.

바로『여우와 신 포도』이야기 입니다.

 

여우와 신 포도 사진

여우가 먹음직스러운 포도를 발견했지만 아무리 애를 써도 손이 닿지 않았고,

결국 이 여우는 "이 포도는 엄청 신 게 분명해. 이런 걸 누가 먹어!"라며 가 버린다.

이는 르상티망에 사로잡힌 사람의 전형적인 반응을 보여준다.

여우는 손이 닿지 않는 포도에 대한 분한 마음을

'저 포도는 엄청 시다'라고 생각을 바꿈으로써 해소하죠.

 

니체는 바로 이점을 문제로 삼아 본래의 인식 능력과 판단 능력이

르상티망에 의해 왜곡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르상티망의 원인이 된 가치 기준에 예속, 복종한다

-르상티망의 원인이 된 가치판단을 뒤바꾼다

 

이 두 가지 반응 모두 우리답고 풍요로운 인생을 보내는 데 큰 부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한다.

 

먼저 '르상티망의 원인이 된 가치 기준에 예속, 복종한다'

주위 사람들이 모두 명품가방을 갖고 있는데 자신만 없는 상황을 상상해 봅시다.

물론 누군가는 정말 원하는 물건이 아니며 자신의 라이프스타일과 가치관에는 맞지 않는다고 생각하겠지만,

실제로는 같은 수준의 명품 가방을 구입함으로써 자신이 품고 있던 르상티망을 해소하는 사람이 적지 않다.

명품가방, 옷, 고급자동차, 명품시계도 같은 맥락이다.

명품 로고

르상티망을 품은 개인은 르상티망을 해소하기 위해 상품을 구입하기 때문에

르상티망을 새로 만들어 내면 낼수록 시장의 규모는 또한 커진다.

명품 의류 브랜드나 고급 자동차 회사가 매년 새로운 컬렉션과 새로운 모델을 선보이는 이유는 

르상티망을 끊임없이 시장에 내보임으로써 오래되거나 유행이 지난 물건을 갖고 있는 

사람에게 새로운 르상티망을 주입하는 것이다.

 

르상티망에는 제조원가가 없기 때문에 아이디어만 있다면 원하는 만큼 얼마든지 만들 수 있다.

또한 유독 현대인들은 '평등'에 민감한 감각을 가지고 있어서 약간의 차이에도 르상티망을 품는다.

물건이 넘쳐나 포화 상태임에도 불구하고 오늘날 명품 시장이 대체로 호조를 보이는 이유는 

바로 업계 관계자들이 르상티망을 지속적으로 만들어내고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르상티망은 '나다운 인생'을 살아가기 힘들다. 

그 욕구가 '진짜' 자신의 순순한 마음에서 나오는 것인지 

혹은 타인이 불러일으킨 르상티망에 가동된 것인지 판별해야 한다.

 

 

두 번째로 '르상티망의 원인이 된 가치판단을 뒤바꾼다'

니체가 르상티망의 문제를 다룬 것도 이 부분 때문이다.

르상티망을 갖고 있는 사람은 용기와 행동으로 사태를 호전시키려 들지 않기 때문에

르상티망의 근본이 된 가치 기준을 뒤바꾸거나 정반대의 가치판단을 주장해서 르상티망을 해소하려 한다.

 

니체는 기본적으로 기독교를 들었다. 

십자가 사진

고대 로마 시대에 로마 제국의 지배를 받던 유대인은 줄곧 빈곤에 허덕였고

부와 권력을 거머쥔 로마인을 선망하면서도 증오했다.

그들은 복수를 위해 신을 만들어 '로마인은 풍요로운데 우리는 가난으로 고통받고 있다. 하지만 천국에 갈 수 있는 건 우리 쪽이다. 부자와 권련자 들은 신에게 미움받고 있어 천국에 갈 수 없다'는 논리를 세웠다.

니체는 신이라는, 로마인보다 상위에 존재하는 가공의 개념을 창조함으로써 

현실 세계의 강좌와 약자를 반전시켜 심리적인 복수를 꾀한 것이라고 설명한다.

 

오늘날 현대사회에서도 존재한다.

"고급 프렌치 레스토랑에 갈 필요 없어. 파스타 체인점으로 충분해"

그저 순수하게 한 말이 아니라 이 주장에는 

'고급 프렌치 레스토랑은 격이 높고 파스타 체인점은 격이 낮다'는 가치관을 일부러 뒤집어 보이려는

의도가 내포되어 있다.

이 같은 주장을 하는 사람들은 자신은 허황된 가치관에 물들어 있지 않으며 시대를 앞서가는 쿨한 사람이라고 도취되어 있을 확률이 큰데, 그렇다면 솔직하게

"나는 고급 레스토랑에 별로 가 본 적이 없지만 파스타 체인점도 아주 맛있어"라고 하면 될 것이고

"나는 파스타 체인점을 좋아해"라고 하면 될 일이다.

그렇게 말하지 않는 이유는 자신의 르상티망이 해소되지 않기 때문이다.

 

니체는 마음이 가난한 사람은 행복하다고 설파한 『성서』

노동자는 자본가보다 뛰어나고 주장한 『공산당 선언』도 같은 맥락에 있다.

성서와 공산당선언

성서와 공산당 선언 모두 전 세계에 폭발적으로 보급되었다는 사실을 생각하면

르상티망을 품은 사람에게 가치의 역전을 제안하는 것을 일종의 '킬러 콘셉트'로 볼 수 있을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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