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철학

4) 파놉티콘(panopticon)

by 모두의 향연 2020. 6. 19.
728x90
반응형

파놉티콘(panopticon)


파놉티콘: 독방이 원주형으로 배치되어 있고 그 한가운데 감시탑이 설치된 감옥 건축 양식

 

파놉티콘 감옥과 파놉티콘 구상도

 

미셸 푸코가 제안하였지만 원래 파놉티콘이라는 형태의 감옥을 구상한 사람은

18세기 영국의 철학자 제러미 벤담이었습니다.

 

제러미 벤담

 

철학자인 벤담은 왜 감옥을 디자인했을까요?

벤담은 '최대 다수의 최대 행복'을 이상적인 사회의 가장 중요한 요소로 추구했는데,

그러한 사회에서 범죄자의 갱생도 최대화되어야 한다는 의미에서 연구해 본 것이죠.

 

 

 

 

미셸 푸코

푸코는 이 파놉티콘이 지닌 '감시 압력'에 주목했습니다.

파놉티콘에서는 중심부에 있는 감시탑에서 원주형으로 배치된 독방을 항상 감시하고 있는 반면에,

독방에 있는 수감자는 교도관이 있는지 없는지, 

있다면 어느 쪽을 지켜보는지 전혀 볼 수가 없습니다.

 

 

원래 파놉티콘은 소수의 교도관이 많은 독방을 효율적으로 감시하는 것을 목적으로

디자인되었는데, 푸코는 다른 점에 착안했습니다.

푸코는 파놉티콘이 만들어 내는 '감시받고 있다는 심리적 압박'이 

현대에서는 독방이 아니라 사회 일반에도 널리 확산되어 있다는 점을 지적했습니다.

 

그래서 이 압력이 인간의 개성, 자유로운 사상과 행동을 억압하고

이 압력에 굴하지 않는 '강한 개인'을 광인으로서 집단에서 배제하는 

현상으로 이어진다고 주장했습니다.

 

 

근대 국가는 법률이나 규칙 등 외부의 제도뿐만 아니라 훈련으로 형성된 

도덕과 윤리로도 국민을 지배한다는 것이 푸코의 주장이었습니다.

 

우리는 자율적으로 '그것이 좋은 일이므로, 그것이 도덕이므로'라는 

식으로 자기 마음속에서 이유를 붙여 행동을 일으킨다고 느끼지만, 

푸코는 그것이야말로 새로운 지배 형태라고 경고합니다.

 

 

 

이것을 경영에 적용하면 어떨까요?

어떠한 압력을 가할 필요가 있는 상황에서 반드시 실제로 감시할 필요는 없습니다.

만약 방약무인한 행동을 일삼는 임원이 있다고 할 때 

이 인물에게 행동을 고치도록 압력을 넣는 경우,

실제로 감시하기보다 '감시당하고 있다'고 본인이 느낄 수 있는

체계를 구축하는 것이 효과적입니다.

실제로 감사하지 않는 경우에도 감시의 압력이 생길 가능성이 있습니다.

 

 다만, 이 압력을 따르는 조직에서는 혁신을 기대할 순 없습니다.

파놉티콘이 만들어 내는 압력은 조직 내 필연적으로 생기며,

조직의 과제와 방향성에 맞는 형태로 조화롭게 길들여 나가야 할 것입니다.

 

 

*게재된 모든 글과 사진의 저작권 및 재산권은 티스토리 주인인 모두의 향연에게 있으며,

불펌 등 동의 없는 사용 시 법적 처벌을 받을 수 있습니다*

728x90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