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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

6) 카를 마르크스(Karl Marx)-소외

by 모두의 향연 2020. 7.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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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를 마르크스(Karl Marx)-소외


'소외'는 마르크스가 남긴 수많은 키워드 가운데 비교적 오용되기 쉬운 용어다.

그러나 난해한 개념은 아니다.

 

소외란 인간이 만들어 낸 기념이지만, 이것이 인간에게서 떨어져 나와 오히려 인간을 조종하는 양상을 보인다.

많은 해석에서 주로 '서먹서먹해지다'라고 설명하고 있는데, 서먹해지는 것뿐이라면 소외된 사람을 그냥 내버려 두면 되므로 실제로 심각한 피해는 없다.

 

소외가 큰 문제인 까닭은 인간이 만들어 낸 시스템에 인간이 휘둘리게 된다는 점에 있다.

남녀관계로 비교하면 서먹해진다는 것은 마치 타인을 대하듯 거리감이 생긴다는 느낌이 들지만,

사회에서의 소외는 '휘둘리게 된다'는 뉘앙스가 강하다.

 

 

마르크스는 그의 『경제·철학 초고』에서 자본주의 사회의 필연적 귀결로 네 가지 소외가 발생한다고 지적했다.

 

경제·철학 초고

 

 

 

1. 노동 생산물로부터의 소외

사진출처: http://www.ecumenian.com/news/articleView.html?idxno=18049

자본주의 사회에서 임금노동에 의해 노동자가 만들어 낸 상품은 전부 자본가의 소유가 된다.

사냥꾼이 산에서 사냥한 곰을 가지고 돌아오는 것은 당연한 일이지만, 공장에서 완성된 상품을 공장 직원이 마음대로 집에 가져가는 것은 허용되지 않는다.

왜 허용되지 않을까?

공장에서 생산된 상품은 회사의 자본이며 대차 대조표의 재고 자산으로서 계상된다.

대차 대조표에 계상된다는 것은, 이 상품이 회사의 자산이며 주주, 즉 자본가의 소유라는 의미다.

자신이 노동으로 생산한 상품인데도 불구하고 노동자의 것이 아니며, 더구나 상품이 세상에 나옴으로써 자신의 생활에 영향을 받는다. 

 

 

 

2. 노동으로부터의 소외

현재는 이 지적이 꼭 들어맞지 않지만, 마르크스에 따르면 노동을 하고 있는 노동자는 대부분 고통과 지루함을 느끼고 자유를 억압받는 상태에 있다. 

애덤 스미스를 비롯한 고전파 경제학자들이 분업에 의한 생산성 향상을 주장한 결과, 

노동은 인간에게 '지루하고, 가능하면 피하고 싶은 것'으로 타락하고 말았다.

마르크스는 이 상황을 문제로 삼았다. 

본래 노동은 인간에게 창조적인 활동이어야 하는데 실제로는 임금 노동제에 의해 왜곡되어 있다고 그는 지적했다.

인간은 노동을 하는 동안 자기를 느끼지 못하며 힘든 노동에서 해방되어애 비로소 독립된 자신으로 설 수 있다. 

 

 

 

3. 위의 두 가지를 통해 다다르는 것으로 유적(species)소외 

출처: https://brunch.co.kr/@greennamou/54

마르크스는 인간을 유적 존재, 즉 어떤 '종류'에 속해 있어 그 속에서 건전한 인간관계를 형성하는 생물체로 정의했다.

하지만 분업이나 임금 노동에 의한 건전한 인간관계는 파괴되고 노동자는 자본가가 소유한 회사나 사회의 기계적인 부품, 즉 톱니바퀴가 되고 만다.

 

 

4. 인간, 즉 타인으로부터의 소외

출처: https://www.yeongnam.com/web/view.php?key=20070709.010320748540001

더 알기쉽게 설명하자면 '인간다움으로부터의 소외'라고 할 수 있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노동자인 인간의 가치는 사회나 회사의 톱니바퀴로, 얼마나 효율성 있게 일하는가 하는 생산성만을 요구받는다. 이에 따라 인간의 관심은 얼마나 짧은 노동으로 재빨리 돈을 벌 까에 집중되어 인간다운 노동이나 증여에서 오는 기쁨을 잃어버리고 오히려 타인에게서 얼마나 빼앗을까, 타인을 어떻게 앞지를까에만 전념하게 된다. 이것이 인간으로부터의 소외다.

 

 

이렇게 마르크스가 지적한 네 가지 소외를 통해 알 수 있듯이, 마르크스는 소외를 원래 자본주의 사회 아래서 전개되는 노동과 자본의 분리, 혹은 분업에 의한 노동의 시스템화가 초래하는 폐해로 규정했다. 

자본주의는 인간이 만들어 낸 것임에도 불구하고 이제는 누구도 이를 제어할 수 없다.

 

조금 더 범위를 좁혀 살펴보자. 기업의 인사 평가 체계가 그러하다. 

당연히 조직의 실적을 최적화하려는 목적으로 인사 파악 제도라는 수단이 개발되었지만, 누구나 알고 있듯 대부분의 기업에서는 인사 평가 제도를 시행한다는 것 자체가 목적이 되어 버린 탓에 당초 목적이었던 조직의 성과를 최적화한다는 관점에서는 거의 평론이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목적과 시스템 사이의 주종관계를 역전시켜, 시스템이 주가 되고 목적이 종속되게 만든다. 

 

기업 활동에서 윤리적인 측면의 규율은 무엇보다 기업을 경영하는 사람들의 윤리관이나 도덕관에 좌우된다. 이 부분에 관한 조치는 생각 않고 규칙을 정해 그 준수 상황을 외부에서 감시하는데 막대한 에너지를 쏟아 버리면 결국 문제를 해결하지 못한다. 규칙이나 시스템으로 사람의 행동을 통제하려고 하면 거기에는 자연히 소외가 발생한다.  

오히려 자발적인 이념과 가치관으로 바람직한 행동을 추구하는 것이 우리에게 더 중요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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